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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기술

혁신의 중독

몽땅™ 2016. 9. 9. 14:58

요즘 매체를 보면 아주 자극적인 소재가 매주 자주 나오는데, 이를 보는 시청자들을 처음에는 모르지만 서서히 자극에 무뎌져서 일정 수준을 넘어야만 평범하게 느끼게된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매운건 더 맵게 짠건 더 짜게 먹게된다. 이처럼 사람은 중독에 빠지게되는데 오늘날에는 중독될것이 너무 많아졌다. 예전엔 술, 도박, 마약 등 기호 식품같은 것에 많이 중독되곤 했는데, 요즘은 기호 식품을 넘은 중독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에 혁신의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특정 업체나 특정 제품, 혹은 특정 소비자에 맞춰서 이야기하는것은 아니다.

얼마전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여러 제조사가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도전적인 내용들과 다른 제조사가 가지지못한 기술력 혹은 기능을 어필하느라 바빴고 소비자들과 기자들은 열광하고 정보를 공유하느라 바빴다. 이처럼 소비자와 소비재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다른 기업에서 만드는 제품에 대해 아주 민감하다. 그래서 다른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고 판매한다. 그렇기 위한 전략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그중에 가장 내세우기 좋은것은 "남들이 하지 않은 '무엇(things)'이 있느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하지 않은 '무엇'에 집중하게 되고 소비자들 역시 다른 '무엇'에 따라 소비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집착하게된다.

이런 집착은 종소리를 들으면 침이 고이는 파블로프의 개[각주:1]처럼 '혁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동적으로 구매욕이 생기는 결과를 낳게되었는데, 이러한 현상 때문에 기업들은 혁신에 목을 메어왔다. 하지만 혁신에는 늘 한계가 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놀랍게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려운일이다. 하지만 '혁신'이라는 자극이 너무 거세게 다가올 수록 무뎌지는 정도도 심해, 소비자들은 매번 "초심을 잃었다.", "혁신은 끝났다.", "혁신 잃은 OOO 이대로 추락?" 처럼 맹비난하게 된다. 이처럼 '혁신'이라는 열매를 먹고 자란 소비욕은 '혁신이 없으면 잘못되었다.'라는 프레임을 만들게 되었고 "혁신없는 제품과 혁신없는 제품을 만든 기업은 곧 망할 것이다."라는 저주도 서슴치않게되었다.

이세상 모든것에 혁신이 필요한것은 아니며 혁신적이더라하더라도 꼭 필요한것도 아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가 목메는 '혁신'은 하나의 자극일뿐 그것이 중요한것은 아니라는것이다. 특히 '혁신'이 없는 제품을 발표한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망했다.'라는 우려를 듣게된다. 나는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된다. 회사가 망하고 성하는건 임직원이나 투자자 혹은 파트너사가 걱정해줘야할 문제이지 소비자가 직접나서서 걱정할 필요 없는것 같다. 기업이 망할까봐 소비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맘에 안드는걸 사지 않는 소비를 지향해야한다. 맘에 들어서 사는것, 사고 싶은것을 사는것과 사고 싶었는데 '혁신'이 없어서 못사겠다라는건 다르기 때문이다. '혁신'이란것 없이 맘에 들수도 있는것이고 '혁신'이 있어도 맘에 안들수 있다. 즉, '혁신'이 없어도 '무엇'이 없어도 소비하는것은 나쁜것이 아니며, 틀린것도 아니다.

  1. 고정적 조건 형성 - https://ko.wikipedia.org/wiki/%EA%B3%A0%EC%A0%84%EC%A0%81_%EC%A1%B0%EA%B1%B4%ED%98%95%EC%84%B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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